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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검체검사 수가 제도 전면적 검토 필요하다

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026.06.18
조회수
2

보건복지부 검체검사 수가 제도 전면적 검토 필요하다

최근 의료계와 보건복지부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검체수탁 개편 논란에 이어 4차 상대가치 개편을 통한 ‘검사 보상’ 재조정을 통해 검사 수가 추가 인하 가능성을 제기했다. 우선 검체수탁 개편 논란을 들여다 보면 갑자기 발생한 새로운 갈등이 아니라 지난 수십 년간 누적되어 온 문제이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현행 검체검사 수탁제도에서 만연한 불공정 행위가 수면으로 떠오르고 보건복지부가 이를 반드시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시작되었다.
보건복지부에서 추진하는 검체검사 개편안은 위탁검사 관리료 10%를 폐지해 110으로 지급하던 수가를 100으로 되돌리고 100이라는 범위 내에서 위탁수가와 검사수가를 조정한 후 분리청구를 도입하여 검체검사 시장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강화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보건복지부는 위·수탁관리료 폐지에 대해 110으로 지급하던 것을 100으로 낮추는 것이기 때문에 재정 감소 효과가 크지 않다고 한다. 하지만 위탁관리료 폐지로 발생하는 손실은 약 2,0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되고 이는 2026년 의원급 환산지수 인상분 전체(3,037억원)를 빼앗기는 구조이기에 개원의협의회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나아가 보건복지부는 비용분석을 통해 2년마다 상대가치개편을 통해 과보상된 검체검사 수가를 대폭 인하하겠다고 했는데 이번 4차 상대가치 개편안 논의 과정에서 검사 수가의 추가 인하 가능성이 제기된 배경이다, 결국은 검체수탁 개편안의 개원가 손실분을 검체수가의 인하를 통해 메꾸겠다는 발상인 것이다.

■현장 의견이 배제된 수가 조정은 검사 질 저하와 임상병리사 고용 불안을 초래
보건복지부는 원가 분석을 근거로 4차 상대가치 개편을 추진하면서, 지난해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이미 조정된 수가 외에도 남은 검사료의 추가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3차 상대가치 개편 과정에서도 검사 영역이 수술 영역에 비해 과보상되고 있다는 점을 꾸준히 지적해 왔다. 이러한 논리를 바탕으로 진단검사 영역의 비용 분석에서 검체검사의 자동화와 효율성을 이유로 수가 인하를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은 24시간 검사 업무를 수행하는 임상병리사들의 전문성과 역할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것이다. 또한 검체검사는 환자의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의료체계의 핵심 기반 기능이다.
나아가 국내 진단기기 산업의 기술 축적과 내수 시장 형성을 견인해 온 중요한 영역이기도 하다. 따라서 의료 현장의 원가 구조와 산업 생태계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반복적 수가 인하는 고품질 검사 서비스 유지와 산업 경쟁력 유지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부정확한 원가 산정과 통계 오류에 대해현장의 의견을 경청해야
보건복지부는 검체검사 수가 인하의 근거로 ‘검사 자동화에 따른 원가 절감’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이는 진단검사의 실제 과정을 전혀 이해하지 못 하는데 있다. 검체검사는 단순히 버튼을 누르면 장비의 자동화된 과정으로 결과가 산출되는 시스템이 아니다. 채혈부터 검체 접수, 전처리, 장비 가동, 결과 판독, 그리고 비정상 결과에 대한 재검사와 장비의 정밀 유지보수(Quality Control)에 이르기까지 모든 단계에서 상당한 시간과 임상병리사의 전문적인 판단과 책임이 수반된다. 그러나 보건복지부의 원가 산정 방식은 최신 고정밀 장비의 도입 비용, 시약 가격의 가파른 상승, 무엇보다 숙련된 임상병리사의 인건비 상승분을 철저히 배제하고 있다. 검체검사 수가 조정에서 반영되는 원가보상률 산정의 기초자료와 분석 방식에 있어서는 의료기관 종별에 따라 구조적 차이가 존재한다.
따라서 원가보상을 산정하는 방식은 의원급과 중소병원뿐만 아니라 상급종합병원까지 포함해 표본집단과 데이터가 대표성을 갖도록 하여야 한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가 최근 성명을 통해 지적했듯, 틀린 통계에 기반한 수가 조정은 결국 검사 현장의 왜곡을 초래할 뿐이라고 했다.
보건·의료 재정의 효율성 또한 중요한 사안이다. 그러나 정밀의료 시대에 진단검사는 치료의 출발점이다. 자동화가 검사 효율성을 높였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그러나 이러한 효율성이 실제 의료기관의 비용 절감으로 얼마나 이어졌는지는 객관적이고 정밀한 검증이 필요하다.

■수가 인하는 곧 임상병리사의 고용 불안과 처우 악화로 이어진다
진단검사 수가 인하는 의료기관의 수익성 악화로 직결되며, 이는 예산 절감을 위한 진단시약 및 장비 납품 단가 인하 요구로 이어진다. 진단검사는 전문 인력 중심의 운영 구조를 가지고 있어 의료기관에서 인건비 부담이 가장 높은 영역 중 하나다. 수가가 인하되면 경영진은 재정 압박을 해소하기 위해 가장 먼저 ‘인력 감축’과 ‘비용 절감’이라는 손쉬운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지역과 1차 의료를 담당하는 의원 및 중소병원은 현행 검체검사 수가 체계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있다. 특히 지역 1차 의료기관 및 중소병원에서 신규 임상병리사 채용이 동결되거나 기존 인력이 감축될 경우, 남은 인력의 업무 강도는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치솟을 것이다. 또한 인건비 절감을 위해 숙련된 정규직 대신 저임금 비정규직 인력을 배치하게 되면 검사 업무의 전문성과 연속성은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다. 임상병리사의 고용 불안은 단순히 한 직종의 생계 문제를 넘어 대한민국 공공보건 의료 체계의 숙련된 인적 자산을 붕괴시키는 심각한 장애요인이 될 수 있다.

■검사 질 저하는 곧 환자 안전의 위기이며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간다
정밀 의료의 핵심은 정확한 진단이다. 낮은 수가는 필연적으로 저가 시약 사용과 장비 투자 위축을 불러온다. 진단검사를 직접 수행하는 임상병리사들이 과도한 업무량과 열악한 근무 환경에 놓일 경우 검사 오류의 위험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1분 1초를 다투는 응급 환자의 혈액검사 결과가 단 0.1%의 오차라도 발생한다면, 그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정부의 수가 인하 강행은 결국 국민들이 누려야 할 질 높은 의료 서비스의 기회를 박탈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현행 건강보험 검체검사 수가는 대부분 2015년 상대가치 개편 당시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후 인건비 상승, 장비 유지비, 품질관리비가 급등했지만 수가는 사실상 제자리 수준에 머물러 있다.
지금의 수가 구조는 검사 난이도나 인력 투입, 장비 의존도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4차 상대가치 개편은 단순한 수가 조정이 아니다. 검사실의 인력 구조, 환자 안전, 체외진단 산업 경쟁력까지 맞물린 구조 개편이다. '자동화와 효율성'이라는 단어 뒤에 가려진 수치들이 실제 진단검사 현장을 얼마나 정확히 반영하고 있는지에 대해 보건복지부의 추가 설명과 투명한 데이터 공개가 요구된다. 수가 정책은 단순한 재정 관리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의료 인프라 정책이라는 점을 정부는 다시 한 번 인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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