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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검사의 시대 임상병리사의 역할 분명해야 한다
- 작성자
- 최고관리자
- 작성일
- 2026.06.18
- 조회수
- 6
현장검사의 시대 임상병리사의 역할 분명해야 한다
POCT 확산과 공공보건 현장에서의 검사 책임, 이제는 제도적으로 정립해야 한다
의료현장은 분명히 변하고 있다. 과거 검사는 의료기관 안에서 이루어지고, 결과는 일정한 절차와 검증 과정 속에서 해석되는 것이 당연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장비는 더 작아졌고, 검사 시간은 더 짧아졌으며, 데이터는 검사실 밖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2026년 3월 27일 통합돌봄지원법이 실행된 후 의료기관 안에서 이루어지던 의료서비스가 의료기관 밖에서 이루어지게 되었다. 또한 보건소 건강증진사업, 모바일 헬스케어, 방문건강관리, 통합돌봄 현장에서는 혈압·혈당·활동량 등 각종 건강지표가 실시간으로 수집되고 활용된다.
보건복지부가 추진한 보건소 모바일 헬스케어 사업 역시 의사, 간호사, 영양사, 운동전문가가 참여하는 구조 안에서 건강위험 요인을 모니터링하는 방향으로 설계되어 있다.
이 점에서 POCT(Point of Care Testing)의 확대는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이미 시작된 보건의료서비스의 흐름이다. 문제는 POCT의 확산 자체가 아니라, 그 장비와 결과가 어떤 목적 아래 누구의 책임으로 운용되고 있느냐는 데 있다.
■ ‘측정’과 ‘검사’는 같지 않다.
이 문제를 논할 때 가장 먼저 분명히 해야 할 것은 “측정”과 “검사”는 같지 않다는 사실이다.
보건복지부 유권해석이 반영된 고용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간호사 자격의 보건관리자는 1등급 기기를 사용해 혈압·혈당을 측정하고 그 결과가 정상·주의·위험 범위에 속하는지 안내하며, 필요하면 의료기관 내원을 권고할 수 있다. 그러나 질병 유무를 진단하거나 특정 질병의 발생 위험을 예측하거나 치료 방법을 정하는 행위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다.
다시 말해, 손끝 채혈로 수치를 얻었다고 해서 그것이 자동으로 임상진단이 되는 것은 아니며 현장기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이 곧바로 임상진단을 수행할 권한을 의미하지도 않는다.
따라서 보건소 건강관리사업에서 간호사가 제한된 범위에서 건강관리용 참고 수치를 제공하는 것과 POCT 장비 결과를 사실상 진단 자료처럼 사용하는 것은 엄연히 다른 문제다. 일반 보건소 직원에게까지 이러한 임상적 판단의 영역을 넓혀 해석하는 것은 더욱 신중해야 한다.
■ 검사의 전문가는 임상병리사이다.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은 임상병리사를 각종 화학적 또는 생리학적 검사를 수행하는 전문 직역으로 규정하고 있고 「체외진단의료기기법」의 임상검사실 인증 체계 역시 품질관리체계와 전문인력의 숙련도를 핵심 요건으로 삼고 있다. 결국 검사가 카트리지화되고 기기가 소형화되었다고 해서 검사의 법적 성격이나 전문적 책임까지 가벼워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현장검사일수록 검체 취급, 장비 상태, 시약 보관, 내부정도 관리, 외부 숙련도, 결과 검증이라는 과정이 더 촘촘히 관리돼야 한다.
임상병리사의 역할은 단지 장비를 “작동”시키는 사람이 아니라, 그 결과가 임상 진단 데이터로 신뢰할 수 있는지 판단하고 책임지는 데 있다. POCT 시대일수록 임상병리사의 자리는 축소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선명해져야 한다.
대한임상검사과학회에서 발표된 논문을 보면 비검사실 인력이 POCT를 수행할 경우 환자식별 오류, 검체 취급 오류, 시약 보관 및 만료 관리 실패, 결과 해석 오류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교육과 품질관리는 검사실 책임자, 즉 임상병리사 등 검사전문가가 주도해야 한다고 분명히 밝히고 있다.
ISO 22870 또한 POCT를 단순한 편의성 중심의 기기가 아니라 표준화된 품질관리 체계 안에서 운영해야 할 검사 영역으로 본다.
쉽게 말해, POCT는 “누구나 쉽게 하는 검사”가 아니라 “쉽게 보일수록 더 엄격한 관리가 필요한 검사”다. 우리가 현장에서 자주 마주하는 편견이나 선입견은 장비가 간편해졌으니 검사도 간단해졌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 반대다. 검사가 환자 가까이 갈수록 검사의 품질을 보이지 않게 떠받치는 임상병리사의 역할은 더 중요해진다.
■ 현장검사 체외진단의료기기 시장의 현실은 심각하다.
하지만 현실의 현장검사 체외진단의료기기 시장은 이 경계를 정반대로 홍보하고 있다.
체외진단 의료기기업체 광고물에는 “임상병리사 없어도”, “별도의 임상병리사 없이 검사가 가능합니다” 같은 문구가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예를 들어 특정 홍보물은 “13분 동시 4항목 모세혈검사”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임상병리사 없어도”라고 적고 있고, 또 다른 광고 이미지는 “10분내 최대 9개 항목의 검사가 가능하며 별도의 임상병리사 없이 검사가 가능합니다”라고 직접 표현하고 있다. 제품 특징 소개 자료에서는 손끝 모세혈, 자동원심분리, 다항목 측정, 원내 검사 수익 구조까지 연결해 설명하고 있다.
이런 문구는 단순한 편의성 홍보가 아니다. 이는 전문인력 없이도 임상검사 수준의 결과를 현장에서 바로 생산할 수 있고 그 결과를 검진이나 수가와도 연결할 수 있다는 인상을 적극적으로 유도하는 표현이다. 결국 잘못된 광고의 표현이 제도의 경계를 흐리고 편의성의 논리가 전문성의 원칙을 밀어내고 있는 셈이다.
예를 들어 보건소 건강관리사업에서 혈압이나 공복혈당을 선별적으로 확인하고 생활 습관 개선을 안내하는 것은 건강증진의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그러나 같은 현장에서 카트리지 기반 POCT 장비를 사용해 여러 생화학 항목을 측정하고 그 결과를 사실상 질환 여부 판단이나 검진 결과처럼 활용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다. 또 장비 광고에서 “원내수가 청구”를 강조하며 병원 수익표까지 제시하는 방식은 검사 행위의 전문성과 환자 안전보다 시장성과 효율성을 앞세워 누구나 장비를 다룰 수 있다는 메시지로 읽힐 수 있다.
■ POCT 시대일수록 임상병리사의 법적 역할은 명확해야 한다.
따라서 앞으로의 정책 방향은 보다 명확해야 한다.
첫째, 보건소 건강관리사업에서 얻는 생활습관 관리용 참고수치와 임상 진단에 직접 연결되는 POCT 결과를 법령과 지침에서 분명히 구분해야 한다.
둘째, 보건소·검역소·통합돌봄기관·방문보건 현장 등에서 카트리지· 칩 기반 진단장비를 운용할 경우에는 임상병리사를 품질책임자 또는 검사책임자로 두는 기준을 제도화해야 한다.
셋째, 간호직역의 역할은 건강관리 상담, 선별 측정, 진료 연계의 범위에서 존중하되 임상진단 자료의 생성·검증·정도관리·결과 신뢰성 책임은 검사전문가인 임상병리사 체계 안에 있도록 설계해야 한다.
진단이 현장으로 가는 시대일수록 검사의 정확도와 책임은 더 선명해야 한다. 임상병리사는 더 이상 검사실 안에만 머무는 직군이 아니라 통합돌봄 현장검사의 신뢰를 지탱하는 중심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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