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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법 시행 이후, 왜 다시 임상병리사 업무범위를 재정립 해야 하는가?

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026.06.18
조회수
89

간호법 시행 이후, 왜 다시 임상병리사 업무범위를 재정립 해야 하는가?

간호법 제정과 시행은 우리 보건의료 체계 전반에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왔다.
그러나 제도 변화의 어떠한 명분도 면허와 자격, 교육과 책임의 원칙을 흔드는 방식으로 작동해서는 안 된다.
대한임상병리사협회는 간호법 논의 초기부터 임상병리사의 고유 업무영역을 지키기 위한 법적 안전장치를 주장해 왔고, 하위 법령과 행정예고, 현장 민원 대응에 이르기까지 일관된 문제의식으로 대응해 왔다.

2025년 6월 「간호법」이 신법(新法)으로 시행됨에 따라 간호인력의 업무 범위가 법적으로 명확히 규정되었다.
특히, 「간호법」 제12조 제3항에 따르면 진료 보조 및 진료 지원 업무에 있어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의료기사 등의 업무는 원칙적으로 제외되도록 규정되어 있다.
이는 간호인력이 의료기사의 고유 업무를 수행할 수 없음을 명확히 한 것으로, 관련 법령 체계상 각 직역의 면허 범위를 엄격히 구분하여 환자 안전과 의료서비스의 질을 확보하기 위한 취지이다.
그러나 일부 의료기관에서 임상병리사 인력 미배치 상태에서 간호사, 간호조무사 인력이 채혈 및 검사 업무 등을 수행하는 사례 민원이 지속적으로 접수되고 있다.
이러한 행위는 「간호법」 및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소지가 있으며, 향후 행정처분 등 법적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


간호법 추진의 배경과 임상병리사 업무영역 쟁점

간호협회는 간호법의 추진 배경으로 간호인력의 열악한 근무 환경, 초고령사회에 따른 돌봄 수요 증가, 변화하는 의료 현장에서의 역할 확대 필요성을 제시해 왔다.
실제 관련 발표 자료에서도 간호법은 국민 건강과 환자 안전을 위한 법이라는 점이 강조되고 있다. 그러나 임상병리사 직역의 입장에서 볼 때, 제도 변화는 어디까지나 기존 면허 체계와 법정 업무 범위의 원칙을 존중하는 토대 위에서만 정당성을 가질 수 있다.
환자 안전은 직역 간 경계의 해체가 아니라, 각 면허 직종의 역할과 책임이 분명할 때 비로소 확보되기 때문이다.
간호법은 2024년 6월 19일 발의, 8월 28일 국회 통과, 같은 해 9월 제정이라는 흐름으로 빠르게 입법화되었다. 그러나 대한임상병리사협회의 대응은 그보다 훨씬 앞선 시점부터 시작되었다.
협회는 2023년 국회 심의 과정에서부터 간호법이 타 보건의료 직역과의 관계를 충분히 정리하지 않은 채 추진될 경우, 임상병리사의 고유 업무영역을 침범할 우려가 크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따라 협회는 법안에 “의료기사 등의 업무는 제외한다”라는 취지의 문구 삽입을 요구하며, 입법 단계부터 명확한 보호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을 공식적으로 제기하였다.
대한임상병리사협회는 간호법 논의 초기부터 임상병리사의 법정 업무가 타 직역의 포괄적 표현 속에 흡수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해 왔다.
협회는 국회와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의견서를 제출하고, 공청회와 간담회, 정책 대응을 통해 의료기사 업무의 명시적 제외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하였다.
특히 간호법 제12조 제3항에「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제2조 및 제3조에 따른 의료기사 등의 업무는 원칙적으로 제외된다는 문구가 반영된 것은, 면허 체계의 기본 원칙을 확인한 중요한 제도적 성과라고 평가할 수 있다.


간호법 시행령·시행규칙 하위 법령 단계에서 협회가 끌어낸 실질적 성과

협회의 대응은 선언에 그치지 않았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간호사의 진료 지원 업무 수행 행위 목록 고시」 행정예고 과정에서 협회는 의료기사 업무와 상충할 수 있는 표현에 대해 구체적 수정을 요구했다. 보건복지부와 관련 협회가 지속적으로 협의한 결과, 애초 문제로 지적되었던 “객관적 사실 확인을 목적으로 하는 검사 지원” 문구는 “직장 수지 검사(진단 목적은 불가)”로 수정되었고, “수술 관련 장비 운영 등 지원·보조 지원” 문구는 최종안에서 제외되었다. 이 조정은 진료 지원 업무의 범위를 보다 명확히 하여, 모호한 문구가 현장에서 검사·채혈·생리기능 검사 등 임상병리사의 고유 영역을 침범하는 것을 막았다는 점에서 실질적 성과이다.
더욱 의미 있는 부분은 추가 업무 신고 제한에 관한 정리이다. 행정예고안은 43개 세부 행위 외의 추가 업무에 대하여, 시범 사업에서 수행 불가로 명시된 행위와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및 제3조에 따른 의료기사 등의 업무는 추가 수행 행위로 신고할 수 없도록 하였다. 이는 의료기사의 고유 업무가 예외와 우회 통로를 통해 간호사 업무 범위 안으로 편입되는 가능성을 제도적으로 차단한 것이다. 협회가 해당 고시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즉, 간호법 제12조 제3항의 취지가 하위법령 단계에서 일정 부분 구체화되었다는 점에서 협회의 지속적인 노력의 결과이다.


간호법에서 간호사의 업무 범위는 정해졌지만, 현장은 혼란스럽다.

문제는 간호법이 정비되었다고 해서 현장이 자동으로 정상화되는 것은 아니라는 데 있다. 협회가 파악한 현장 실태와 민원에 따르면, 일부 병의원과 의료기관에서는 여전히 임상병리사 미배치 상태에서 간호사 또는 간호조무사가 검사나 채혈 등 의료기사 업무를 수행하는 사례가 반복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에 협회는 지방자치단체와 관계 기관에 공문을 발송해 간호법상 진료지원업무의 한계를 엄격히 적용하고, 의료기사 업무는 반드시 면허를 가진 의료기사에 의해 수행되도록 지도·점검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이는 특정 직역의 배타적 요구가 아니라, 무면허 검사 행위가 결국 환자에게 위험을 전가하는 구조를 방치할 수 없다는 문제의식에 기반한 것이다. 앞으로 이 부분은 법적 조치까지도 검토하고 있다.


이제 절실한 것은 법이 제대로 지켜지는 ‘현장 정상화’다.

향후 과제는 분명하다.
첫째, 채혈·검체채취·생리기능검사·검사 분석과 같은 임상병리사가 법적으로 보장받은 업무영역을 각종 매뉴얼과 행정지침, 의료기관 운영 기준에 더욱 명확히 반영해야 한다.
둘째, 무면허 또는 면허 외 검사 행위에 대해서는 신고 접수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 현장점검과 행정조치가 뒤따라야 한다.
셋째, 보건복지부와 의료기관, 협회가 함께 표준 업무 지침과 채혈 프로토콜, 검체 관리 기준을 마련하여 현장의 혼선을 줄여야 한다.
넷째, POCT, 디지털 헬스, 지역사회 통합돌봄, 방문검사 등 새롭게 확장되는 의료 환경에서도 임상병리사의 전문성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법제화가 필요하다.
협회가 제시한 전문자격 강화, 역할 재정립, 미래 영역 진출 전략은 바로 이러한 문제의식 위에 놓여 있다.

대한임상병리사협회는 앞으로도 법과 제도, 행정과 현장, 정책과 교육의 모든 영역에서 더욱 정교하고 단호한 대응을 이어갈 것이다.
그것이 임상병리사의 전문성을 지키는 길이며, 동시에 국민 건강을 지키는 길이기 때문이다.

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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