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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보건의료인력 실태조사 관련 임상병리사 적정인력 기준 제도화 방향
- 작성자
- 최고관리자
- 작성일
- 2026.07.14
-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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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임상병리사협회는 이번 보건의료인력기준 제도화 범국민 서명운동본부에서 실시한 「2026 보건의료노동자 실태조사」가 보건의료노동 전반의 현실을 입체적으로 드러냈다는 점에서 매우 뜻깊다고 본다. 특히 이번 실태조사는 단순한 고충 나열을 넘어 부서별·기관 특성별·직종별 차이, 인력 부족과 노동강도, 괴롭힘과 감정노동, AI 도입과 업무 구분 문제까지 함께 제기했다는 점에서 정책적 가치가 있다.
대한임상병리사협회는 「2026 보건의료노동자 실태조사」를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현재의 보건의료 인력정책은 임상병리사의 면허 기반 업무구조와 진단검사 현장의 실제 업무량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으며, 특히 대학병원·종합병원급 의료기관에서조차 신규인력 충원이 계약직·휴직대체·기간제 중심으로 반복되는 구조가 고착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고 본다. 보건의료체계에서 임상병리사는 단순 보조인력이 아니라 진단과 치료의 출발점이 되는 검사체계의 핵심 전문인력이다.
임상병리사 적정인력 기준을 검사실 운영 실태에 기반한 별도 기준으로
2026년 보건의료인력 실태조사 자료를 보면 역시 현행 인력기준 논의가 임상병리사의 업무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임상병리사는 업무특성상 단순한 보건의료 수요(Demand)나 환자수 중심 접근만으로는 적정 인력정책을 설계할 수 없다고 본다.
임상병리사 적정인력 기준은 더 이상 일반적 병상 기준이나 포괄적 직종 기준의 하위 항목으로 취급되어서는 안 된다. 실태조사 결과 역시 이를 뒷받침한다. 전체 응답자 가운데 부서 내 인력이 부족하다는 응답은 68.1%에 달하였고, 임상병리사가 포함된 보건직의 경우 인력수준이 적정하다고 평가한 비율은 35.2%에 불과하였다. 실태자료는 현장 요구를 정리하면서 교대근무 부서는 평균 1~2명, 비교대근무 부서는 평균 2~3명의 추가 충원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비교대근무자의 경우 평균 인원 13.92명 대비 2.54명, 즉 약 18% 수준의 추가 인력이 필요하다고 제시하였다. 이는 인력 부족이 일부 부서의 예외적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 현실임을 뜻한다.
현행 의료법 제36조 및 같은 법 시행규칙 제38조 제2항은 “의료기관은 다음의 기준에 따라 필요한 인원을 두어야 한다”고 규정하면서, 의료기사는 각 진료과목별로 필요한 수를 둔다고만 명시하고 있다. 간호사의 경우에는 구체적 환산식(예: 종합병원은 연평균 1일 입원환자를 2.5명으로 나눈 수)으로 인력 산정 기준이 있으나, 임상병리사는 환자 수나 업무량에 상응하는 인력 확보를 유도·보장할 제도적 기반이 전무하다. 이처럼 보건의료 인력 정책을 단순히 ‘수요(demand)’나 ‘필요(need)’ 중심으로 수립하는 것은 정책 실패를 초래할 수 있다. 특히 진단검사, 병리검사 분야는 의사 인력과 의료기사의 결합 비율, 허가 병상, 상대가치점수, 검사 건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임상병리사 적정 인력 기준을 책정해야 한다.
특히 임상병리검사는 검사량 증감, 진료과별 수요 편차, 응급검사와 중환자 검사 대응, 당직 및 콜 대기, 장비운영과 품질관리 등 환자수만으로 환산할 수 없는 요소가 많다. 따라서 임상병리사 인력기준은 반드시 검사건수, 검사종류, 상대가치점수, 응급검사 비중, 야간당직 운영 여부, 전문분야별 숙련요구도, 진단검사의학 전문의 및 관련 인력과의 협업구조를 반영하는 별도 기준으로 규정하여야 한다.
임상병리사의 업무범위를 면허 기반 업무수행으로 확립
임상병리사의 업무범위 문제는 인력기준 문제와 분리될 수 없다. 임상병리사의 법정 업무범위는 기생충학, 미생물학, 병리학, 생화학, 세포병리학, 수혈의학, 혈액학, 혈청학, 요화학, 생리기능검사 분야 등에서의 검사물 채취·검사, 검사용 시약 조제, 검사장비 및 시약의 보관·관리·사용, 혈액의 채혈·제제·조작·보존·공급 등을 포함한다. 이는 임상병리사의 업무가 단순 반복업무나 보조업무가 아니라, 법령상 독립된 전문영역과 책임구조를 갖는 면허 업무임을 뜻한다. 그럼에도 현장에서는 직무경계가 불명확하게 운영되거나, 본연의 검사전문업무 외의 업무가 혼재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야간 및 교대근무 문제 역시 보다 명확히 다뤄져야 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보건직의 월평균 밤근무 횟수는 1.17회로 나타났으나, 밤근무 경험자 중 36.5%는 야간 업무량이 많다고 응답하였다. 이는 임상병리사의 야간노동 부담이 단순한 근무 횟수로 설명될 수 없음을 보여준다. 실제 진단검사 현장에서 야간근무는 적은 인원으로 응급실·중환자실·수술실·분만실·입원병동 등 다수 부서의 검사 요구를 동시에 감당해야 하며, 결과지연이나 오류 발생 시 환자안전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야간·교대근무는 횟수 기준이 아니라 업무밀도, 단독근무 여부, 응급검사 책임도, 콜대기 및 연속근로 여부를 기준으로 재평가되어야 한다.
야간검사실 운영을 사실상 최소인력으로 버티게 하는 현재의 관행은 의료의 지속가능성에 반하며, 환자안전을 위험에 노출시키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시급한 개선이 필요하다.
자동화·AI 시대, 임상병리사의 업무 구분
이번 보고서에서 유의 깊게 본 부분은 앞으로의 의료구조에서 AI 도입과 업무 구분 문제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보건직의 73.7%는 AI 기술 도입이 업무 효율성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응답하였다. 이는 현장 전문인력이 자동화·AI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효율과 정확성 향상 가능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동시에 35.5%는 AI가 자신의 직무를 대체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았고, 35.7%는 전문성과 판단 영역이 위협받는다고 응답하였다. 또한 AI 도입 과정에서 노동자 의견이 반영되어야 한다는 응답은 86.3%였으며, 발제자료 역시 전체 노동자의 약 85%가 노사 간 충분한 논의와 합의를 요구하고 있다고 정리하였다.
검사 자동화와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이 임상병리사의 일자리를 위협할 것이라는 우려는 반복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절반만 맞는 진단이다. 기술은 단순 반복 업무를 대체하지만, 검사 체계를 이해하고, 검사 결과의 임상적 의미를 해석하며, 전 과정의 품질을 관리하는 전문 인력의 역할까지 대체하지는 못한다.
오히려 디지털 헬스케어 스마트병원 환경에서는 임상병리사의 역할이 재정의되어야 한다. 자동화 장비의 정확도를 검증하고, 데이터의 신뢰성을 확보하며, 검사 결과가 임상 현장에서 올바르게 활용되도록 연결하는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변화에 맞춰 직무 역량의 기준과 교육 내용이 충분히 전환되고 있느냐는 점이다.
2026.07
대외협력정책실장 김기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