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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돌봄지원법 방문검사 미수행에 따른 실망과 비판을 넘어 협회가 가야 할 길
2024년 3월 26일 「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돌봄통합지원법)」이 제정되고 2026년 3월 27일 전국 229개 지방자치단체에서 전면 시행되고 있는 지금, 협회는 병원 담장 너머 지역사회 현장으로 임상병리사의 전문성을 확장하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다. 일부는 “법안 작업에서 ‘방문검사’라는 명시적 단어가 반영되지 못했다”며 협회의 성과 부재를 지적했다. 돌이켜보면 지역보건법에 따른 방문건강관리 전담공무원 제도의 법적 근거가 마련된 시점은 2019년 1월 15일이지만 보건의료 전문인력 중 임상병리사가 지역사회 돌봄의 핵심 인력으로 전면 제외되는 과정을 우리는 무력하게 지켜보아야 했다. 똑같은 보건의료 전문직임에도 불구하고 지역사회 보건사업이 논의될 때마다 임상병리사는 ‘병원 안에서 검사하는 인력’이라는 협소한 프레임에 갇혀 소외당했다. 이러한 역사적 상처가 있기에, 2026년 전국적 본사업 시행을 앞둔 돌봄통합지원법 법안에 ‘방문 검사’라는 명확한 단어가 새겨지기를 그토록 열망했었다. 그러기에 법안 명문화에 대한 문제 제기는 집행부가 겸허히 받아들여야 할 채찍질이며, 우리 전문성을 제도적으로 완벽히 보장받지 못한 아쉬움은 그 어떤 변명으로도 씻을 수 없다. 그러나 거둔 성과마저 무(無)로 돌릴 수는 없다 비록 법률 조문 안에 ‘방문검사’라는 구체적 명칭 사용에 입법적•정치적 한계가 존재했지만, 이것이 결코 “협회의 성과가 전혀 없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법안 제정 추진 과정에서 협회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와 보건복지부, 그리고 수많은 정책 입안자에게 “방문검사 없는 통합돌봄은 껍데기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강력하게 심어주었다. 입법 과정은 단 한 번의 시도로 모든 요구를 100% 담아낼 수 있는 단순한 과정이 아니다. 다각적인 직역 간 이해관계와 국가 재정, 법체계의 포괄성이 복잡하게 작동하는 거대한 현장이다. 비록 단어 자체는 포괄적 규정으로 처리되었을지라도, 보건 당국과 의료계 내부에서 “임상병리사의 검체 채취와 현장검사(POCT) 관리가 통합돌봄의 필수 요소”라는 당위성과 공감대를 형성해 낸 것은 지난 2년간 협회가 밤낮없이 발로 뛰며 거둔 귀중한 자산이다. 이 지점에서 우리의 정체성을 다시 한번 확인할 필요가 있다. 돌봄의료 현장에서 왜 임상병리사의 ‘데이터 신뢰성 관리’가 필수인가? 현재 통합돌봄 현장의 실상을 냉정하게 들여다보아야 한다. 오늘날 기술 발전으로 현장검사(POCT) 기기들은 점차 간소화•자동화되어 비전문가도 버튼 몇 개로 결과를 출력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그러다 보니 지자체 돌봄 현장이나 방문간호 체계에서는 간호사나 기타 인력이 당뇨•고혈압•간 기능 관련 기기를 직접 사용해 검사를 시행하고, 그 수치를 그대로 환자 기록에 반영하는 위험한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돌봄통합지원법은 방문진료와 방문간호에 관해서는 규정하고 있으나, 가장 기초적인 건강 정보를 확보하는 방문검사의 수행 주체와 역할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규정이 미흡한 실정이다. 이러한 제도적 공백은 현장에서 직역 간 업무 혼선과 책임 범위의 불명확성을 초래하고, 수가 체계 부재와 함께 서비스의 질 편차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혈당, 당화혈색소(HbA1c), 지질 검사, 염증 지표, 신장 기능 등 다양한 검사를 현장에서 신속하게 시행해 결과를 의료진과 공유할 수 있다면 질병의 약화를 예방하고 적절한 치료 연계도 한층 빨라질 수 있다. 그러나 바로 그 현장검사가 전문인력의 손을 떠날 때, 문제는 커진다. 비전문 인력의 현장 POCT 장비 사용과 정도관리(QC) 부재가 부른 비극 지방의 한 방문돌봄 현장에서 독거노인을 방문한 비전문 보건 인력이 보정(Calibration)과 내부 정도관리(QC)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휴대용 혈당·측정기로 검사를 진행했다. 기기의 보관 온도 오류와 시약 유효기간 미확인으로 인해 환자의 실제 혈당 수치는 250mg/dL의 고혈당 상태였으나, 기기에는 110mg/dL의 정상치로 나왔다. 결과적으로 해당 어르신은 적절한 병원 이송과 약물 투여 시기를 놓쳐 당뇨병성 케톤산증으로 응급실에 이송되는 심각한 의료 사고를 겪었다고 한다. 정밀한 정도관리가 생략된 검사 결과는 환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독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명확한 사례다. 병원 내부에서는 엄격한 표준 업무 지침(SOP)과 시약 관리, 일일 내부 정도관리(QC) 및 학회 정도관리를 통해 검사의 신뢰성을 유지한다. 그러나 병원 밖인 지역사회로 나가는 순간, 이러한 품질관리는 사각지대에 놓인다. 임상병리사는 단순히 기기를 조작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 결과가 임상적으로 타당한지, 오차 요인은 없는지 감시하고 검증하는 ‘데이터 신뢰성 관리자’이다. 지역사회에서 생성되는 모든 진단 데이터의 품질을 임상병리사가 실시간으로 감독하고 승인하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돌봄통합지원법에서 확보해야 할 가장 강력하고 명확한 명분이다. 법제화 작업은 단기적인 것이 아닌 지속적인 중장기 작업이다 제도화는 단거리 100m 달리기가 아니라 지난한 마라톤이다. 입법학적으로도 입법 본안은 거대하고 포괄적인 틀만 제시할 뿐, 실질적인 예산과 업무 범위, 수가 구조는 모두 하위 법령(시행령•시행규칙)과 행정규칙, 그리고 지자체 조례에서 결정된다. 시행령•시행규칙 공포 이후 그 세부 내용을 채워 나가는 지금이야말로 시작이다. 협회는 법률 제정 이후의 국면을 맞아 다음과 같은 3대 핵심 정책 과제를 흔들림 없이 추진해야 한다. 방문검사 법적 근거 마련 및 임상병리사 배치 제도화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의 ‘의사의 지도’ 개념을 ‘의사의 지도 및 처방’으로 개정하고, 돌봄통합지원법 제15조에 따른 보건의료서비스에 방문검사를 규정해야 한다. 이를 근거로 5개년 통합지원 기본계획과 지자체 조례•실행계획 수립 시 방문의료•건강관리 서비스 내 검사 업무는 의료기사법에 의거해 임상병리사가 수행한다는 점을 지침화하고, 시•군•구 전담조직•보건소•재택의료센터에 임상병리사를 필수 보건의료 인력으로 배치하도록 한다. 방문검사 및 POCT 정도관리 수가 신설 추진 방문간호나 방문진료 사업과 연계하여, 임상병리사가 직접 가정을 방문해 시행하는 ‘방문 검체 채취 수가’ 및 ‘지역사회 POCT 데이터 관리 수가’가 건강보험 및 통합돌봄 예산에 반영되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 지자체 시범 사업 선제적 참여 및 모델 창출 전국 16개 시•도회와 긴밀히 협력하여 뜻있는 지자체와 ‘임상병리사 참여형 통합돌봄 시범 사업 MOU’를 체결해야 한다. 현장에서 임상병리사가 입증해 내는 정확한 진단 데이터가 어르신들의 재입원을 막고 의료비를 절감한다는 실증적 증거를 쌓아, 정부가 우리를 찾을 수밖에 없도록 해야 한다. 협회는 비판을 넘어 단합된 힘으로 지금 이 순간, 우리가 ‘성과 부재’라는 자조에 빠져 서로를 향해 손가락질하며 분열한다면, 그 불로 이익을 얻는 것은 타 직역들과 우리의 전문성을 낮추려는 보건의료 정책당국일 뿐이다. 견고한 바위를 깨뜨리는 것은 단 한 번의 강력한 결정타가 아니라, 끊임없이 부딪히는 수천수만 번의 찰랑이는 파도다. 바람이 세게 불수록 탑을 더 튼튼하게 쌓아야 하며, 파도가 높을수록 키를 잡은 손에 힘을 주어야 한다.
2026.09.10 -
임상병리 AI 의료혁신, 디지털화
임상병리 AI 의료혁신, 디지털화 보건의료인력 AI 디지털 전환 체계 구축 현황과 과제 임상검사실의 변화 속도가 예사롭지 않다. 자동화와 AI 기술은 더 이상 대학 병원 및 상급 병원의 시범적 도입 단계에 머무르지 않고, 검사실 운영 전반과 진단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는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검체 접수부터 전처리, 분석, 결과 검증에 이르기까지 검사실의 흐름은 점점 더 정교한 시스템과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구조로 재편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업무 효율화의 차원을 넘어, 임상병리사의 역할과 전문직의 미래를 다시 정의할 것을 요구한다. 따라서 임상검사의 의료혁신은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 검사실 자동화시스템(Total Laboratory Automation, TLA)의 도입과 진화, AI 기반 정밀 의료의 확산, 임상병리사의 역할 재편, 그리고 고용구조 변화에 대한 대응 전략을 중심으로 임상검사 분야의 현재와 미래를 입체적으로 짚어 보고자 한다. 특히 기술혁신을 위협의 수단으로만 보지 않고, 전문성의 재배치와 확장의 기회로 바라본다는 점에서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결국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자동화 이후 무엇이 사라질지를 따지는 일이 아니라, 어떤 전문성이 새롭게 요구되는지를 정확히 읽어내는 일이다. 검사실 자동화, 업무의 편의를 넘어 진단의 패러다임을 바꾸다. TLA는 검체의 접수, 분류, 전처리, 운송, 분석, 보관, 폐기에 이르는 전 과정을 하나의 통합 시스템 안에서 운영하는 검사실 자동화의 완성형에 가깝다. 과거에는 수기 접수와 수동 원심분리, 검체 분주, 개별 장비 로딩, 재검을 위한 검체 탐색 등 다수의 단계가 사람의 손과 숙련도에 의존했다. 그만큼 오류 가능성과 병목 현상이 상존했고, 결과 보고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기도 어려웠다. 반면 자동화 환경에서는 검체 투입과 동시에 바코드 인식과 전산 연동이 이뤄지고, 원심분리•디캡•분주분석 장비 이송이 연속 흐름으로 처리된다. 이를 통해 검체 처리 소요 시간(TAT)을 30~40분 수준으로 관리하고, 수동 검사 대비 보고 시간을 60% 단축하며, 전처리 과정의 90%를 자동 이송 체계로 전환할 수 있다. 이는 검사실 내부 효율의 개선에 그치지 않고, 외래 환자의 당일 진료와 응급검사의 신속 대응을 가능하게 하는 임상적 가치로 이어진다. 자동화의 의미는 속도 향상에만 있지 않다. 수기 기반 검사실에서는 검체 바뀜, 라벨 탈락, 입력 오류, 운송 지연, 재검 과정의 비효율과 같은 문제가 반복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다. 반면 자동화 시스템은 환자 정보와 검체의 일치성을 실시간으로 관리하고, 비정상 결과에 대해서는 자동 재검 루틴까지 수행함으로써 정확성과 재현성을 높인다. 여기에 비접촉 기반의 자동 Decapping과 로봇 이송 체계는 작업자의 생물학적 위험 노출을 줄이고, 검사실 안전 수준을 한층 끌어올린다. 결국 자동화는 인력을 줄이는 기술이 아니라, 인력을 보다 고차원의 업무로 전환하는 기술이라고 보는 편이 정확하다. 미생물과 혈액배양 분야에서 확인된 자동화의 실질적 효과 자동화의 성과는 임상미생물과 혈액배양 분야에서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과거 미생물검사는 검체 접수 후 배지 접종, 배양, 동정, 항생제 감수성 검사, 결과 기록까지 긴 시간과 높은 노동집약도를 필요로 하는 대표적 수기 영역이었다. 그러나 자동 접종, 연속 배양, 디지털 이미지 판독, 자동 동정 기술이 도입되면서 검사 효율은 획기적으로 높아졌다. 세균 동정 보고 시간이 기존 수일 단위에서 수 시간 단위로 단축되었다. 이는 단순한 처리 속도 향상이 아니라, 감염질환 진 단의 임상적 대응력을 근본적으로 끌어올린 변화라 할 수 있다. 혈액배양 자동화의 중요성은 더 크다. 균혈증과 패혈증은 진단 지연이 환자 생존과 직결되는 응급질환이기 때문이다. 자동혈액배양시스템은 CO₂ 농도, pH 변화, 내부 가스 압력 등을 10분 주기로 측정해 미생물 성장 징후를 조기에 포착하고 경보를 발생시킨다. 이러한 체계는 조기 항생제 투여와 신속한 임상 판단을 가능하게 하며, 결국 환자 예후 개선이라는 본질적 목표에 기여한다. 자동화는 검사실의 편리함을 위한 기술이 아니라, 더 빠르고 더 정확한 치료 결정을 돕는 의료 인프라라는 점에서 그 의미를 다시 평가할 필요가 있다. AI는 검사실의 보조기술이 아니라 정밀의료의 핵심 기반이다. 검사실 디지털화의 다음 단계는 AI 기반 정밀의료다. 의료환경은 ‘경험의학에서 정밀의학으로’ 전환되고 있으며, 축적된 임상데이터와 AI 알고리즘은 환자 개인의 특성과 위험도를 보다 정밀하게 분석해 맞춤형 진단과 치료 전략을 가능하게 한다.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 디지털 병리, 요로감염 예측 모델, 웨어러블 기반 생체신호 분석은 이러한 변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디지털 병리는 조직 슬라이드를 Whole Slide Image로 변환해 병변의 분포와 특성을 정량적으로 파악하고, AI는 병변 탐지와 이상 소견 선별을 지원함으로써 병리 진단의 정밀도를 높인다. 또한 요로감염 예측 모델은 불필요한 배양검사를 줄여 소모 인력을 40% 이상 개선한 사례로 제시된다. 검사실 데이터는 이제 검사 결과지 안에 머무는 정보가 아니라, 예측•예방•맞춤 의료를 실현하는 핵심 자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와 함께 체외진단장비의 초연결화도 주목할 변화다. Roche와 Microsoft의 IoT 융합 사례는 진단장비가 단순한 측정 기기가 아니라 실시간 상태 관리와 정도관리 정비가 가능한 지능형 플랫폼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장비의 동작 상태와 오류 징후, 소모품 잔량, 센서 이상 여부를 원격에서 관리하는 방식은 검사실 운영의 안정성과 품질관리 수준을 높이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된다. 앞으로의 검사실은 장비와 데이터, 소프트웨어와 네트워크가 통합된 생태계로 이해해야 하며, 임상병리사의 전문성 역시 이에 맞춰 확장되어야 한다. 임상병리사의 미래는 ‘검사 수행’보다 ‘판단’과 ‘검증’에 있다. 자동화와 AI의 확산은 필연적으로 직무 재편의 문제를 동반한다. 옥스퍼드대 연구에 따르면 보건의료 기술직군의 자동화 대체 가능성은 47~90%에 이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직업 자체의 소멸보다는 반복적이고 규칙화된 업무가 기술로 대체될 가능성을 의미한다. 실제로 기술이 대체하는 것은 수기 중심의 반복 업무이며, 앞으로는 데이터를 해석하고 시스템을 검증하며 검사 결과의 신뢰도를 책임지는 보건의료 전문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이에 따라 임상병리사는 단순한 검사 수행 인력을 넘어 의료데이터 과학자이자 임상검사 품질관리자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AI가 제시한 결과를 임상 맥락 안에서 검토하고, 비정상 수치와 이상 패턴을 해석하며, 데이터 흐름의 무결성과 분석 프로세스의 신뢰성을 최종적으로 관리하는 일이야말로 앞으로 더 중요해질 전문영역이다. 결국 미래 경쟁력은 손의 숙련이 아니라 데이터 이해력과 시스템 통찰력, 최종 판단에 대한 책임성에서 결정될 것이다. 교육과 제도의 전환 없이는 미래도 없다. 이러한 역할 전환이 현실이 되기 위해서는 현장 실무자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 교육과 제도, 보상 체계가 함께 바뀌어야 한다. 암기 중심 교육과 수기 매뉴얼 중심 훈련만으로는 AI, 디지털 검사실 시대를 감당하기 어렵기에 데이터 리터러시, 의료정보학, 유전체 해석, 디지털 병리, AI 기반 진단보조 시스템에 대한 이해를 정규 교육과정에 적극 반영해야 하며, 이는 임상병리사의 미래 역량을 재설계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임상검사 디지털화와 AI 의료혁신은 더 이상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자동화는 검사실의 일하는 방식을 바꾸었고, AI는 진단의 해석 구조를 바꾸고 있으며, 연결형 플랫폼은 검사실의 경계를 확장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변화 자체가 아니라, 그 변화 속에서 임상병리사가 어떤 역할을 선택하느냐다. 과거의 업무를 지키는 데 머무를 것인가, 아니면 미래의 전문성을 먼저 준비할 것인가는 지금 이 시점의 선택에 달려 있다. 2026. 08. 대외협력정책실장 김 기 유
2026.08.10 -
보건의료 14개 직종 대표 한자리에 "인력기준 제도화 위한 의료법 개정 촉구"
대한임상병리사협회 ·범국민서명운동본부, 직종협회 대표자 간담회 개최 대한임상병리사협회 총력 다해 서명운동 독려 …, 7월말 100만 서명 국회 전달 추진도 대한임상병리사협회(이하 협회)와 직종협회 보건의료 인력기준 제도화 범국민서명운동본부(이하 운동본부)는 6월 23일(화) 오후 6시 게이트웨이타워 9층 대회의실에서 직종협회 대표자 간담회를 열고, 서명운동 진행 현황을 점검하는 한편 향후 활동 방향을 논의했다. 이번 간담회에는 ▲대한임상병리사협회(이광우 회장, 김기유 정책실장) ▲대한간호협회(박인숙 부회장) ▲대한간호조무사협회(최지영 부회장) ▲대한영양사협회(김은미 부회장, 병원영양사회장) ▲대한응급구조사협회(강용수 회장) ▲대한물리치료사협회(양대림 회장) ▲대한방사선사협회(박종창 회장) ▲대한안경사협회(신경범 사무총장) ▲대한보건의료정보관리사협회(홍경란 회장) ▲대한작업치료사협회(이지은 회장) ▲대한치과기공사협회(김정민 회장) ▲대한치과위생사협회(강보함 사무처장)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최희선 위원장) 등 14개 직종협회단체 대표자가 참석했다. 협회는 이번 간담회를 통해 보건의료 인력기준 제도화의 중요성을 알리고, 인력기준 마련과 제도화를 위해 직종을 초월한 입법연대의 필요성과 연대를 확인했다. 의료현장 인력 부족… “임상병리사 적정 인력 기준 마련할 제도적 기반 미흡” 협회는 의료현장에서 임상병리사 부족으로 인한 환자 안전 위협, 과중한 업무 부담, 교대근무 여건 악화 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현행법은 의료기관에 필요한 임상병리사 인력의 적정 기준을 명시하지 않아, 환자 수와 업무량에 상응하는 인력 확보를 유도하거나 실질적으로 확보하게 할 제도적 기반이 미흡한 실정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2019년 보건의료인력지원법 제정 이후에도 법 취지에 따라 마련해야 할 보건의료인력 종합계획이 단 한 차례도 수립되지 못하는 등 인력 정책이 후순위로 밀려나는 문제가 반복되어 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운동본부는 보건복지부장관이 「보건의료인력지원법」에 따라 의료기관 종류별로 보건의료인력의 적정 인력 기준을 마련하고, 기준을 준수하는 의료기관에 행정적·재정적 인센티브를 제공하도록 하는 한편, 의료취약지 의료기관에 기준을 우선 적용해 지역 간 의료격차 해소에도 기여해야 한다고 밝혔다. 직종 넘어선 입법연대체 … 4월 7일 발족, 의료법 개정 통한 인력기준 제도화 요구 운동본부는 직종 간 이해관계를 넘어 보건의료인력 기준 마련 및 의무화를 위한 의료법 개정 등 입법운동을 공동으로 전개하기 위한 입법연대체로, 2026년 4월 7일 발족했다. 정식 명칭은 ‘보건의료인력 기준 제도화 의료법 개정 촉구 범국민서명운동본부’(약칭 인력기준 제도화 서명운동본부)다. 운동본부의 핵심 요구는 보건의료 인력기준 마련 및 의무화를 위한 의료법 개정이다. 현재 보건의료인력기준법안(의료법 개정안)은 2025년 6월 26일 김윤 의원 등 28명이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의안번호 11092)에 의해 발의되어 있으며, 운동본부는 의료기관의 의무강화를 포함한 별도의 추가 입법발의를 준비 중이기도 하다. 서명운동 현재 8만여 명 동참 중 … 7월 말까지 100만 목표로 국회 전달식도 예정 보건의료 인력기준 의무화 의료법 개정 촉구 범국민서명운동에는 현재까지 8만 2,856명이 동참해 목표 100만 명의 약 8%를 기록하고 있다. 이날 대표자회의에서는 협회별 서명운동 참여 방안을 마련하고, 7월 말까지 서명운동 결과를 모아 국회 전달 퍼포먼스 등을 진행할 계획을 결정했다. 아울러 7월 말 국회 소통관에서 추가 입법발의 기자회견을 개최하는 한편, 8월 초 직종협회 대표자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의원 간담회를, 9월 초 국회 앞에서 보건의료 인력기준 제도화를 위한 의료법 개정 촉구 결의대회를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협회는 직종을 초월한 연대를 통해 보건의료인력 기준(임상병리사) 마련과 제도화를 위한 의료법 개정을 지속적으로 촉구해 나갈 방침이다.
2026.07.14 -
2026년 보건의료인력 실태조사 관련 임상병리사 적정인력 기준 제도화 방향
대한임상병리사협회는 이번 보건의료인력기준 제도화 범국민 서명운동본부에서 실시한 「2026 보건의료노동자 실태조사」가 보건의료노동 전반의 현실을 입체적으로 드러냈다는 점에서 매우 뜻깊다고 본다. 특히 이번 실태조사는 단순한 고충 나열을 넘어 부서별·기관 특성별·직종별 차이, 인력 부족과 노동강도, 괴롭힘과 감정노동, AI 도입과 업무 구분 문제까지 함께 제기했다는 점에서 정책적 가치가 있다. 대한임상병리사협회는 「2026 보건의료노동자 실태조사」를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현재의 보건의료 인력정책은 임상병리사의 면허 기반 업무구조와 진단검사 현장의 실제 업무량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으며, 특히 대학병원·종합병원급 의료기관에서조차 신규인력 충원이 계약직·휴직대체·기간제 중심으로 반복되는 구조가 고착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고 본다. 보건의료체계에서 임상병리사는 단순 보조인력이 아니라 진단과 치료의 출발점이 되는 검사체계의 핵심 전문인력이다. 임상병리사 적정인력 기준을 검사실 운영 실태에 기반한 별도 기준으로 2026년 보건의료인력 실태조사 자료를 보면 역시 현행 인력기준 논의가 임상병리사의 업무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임상병리사는 업무특성상 단순한 보건의료 수요(Demand)나 환자수 중심 접근만으로는 적정 인력정책을 설계할 수 없다고 본다. 임상병리사 적정인력 기준은 더 이상 일반적 병상 기준이나 포괄적 직종 기준의 하위 항목으로 취급되어서는 안 된다. 실태조사 결과 역시 이를 뒷받침한다. 전체 응답자 가운데 부서 내 인력이 부족하다는 응답은 68.1%에 달하였고, 임상병리사가 포함된 보건직의 경우 인력수준이 적정하다고 평가한 비율은 35.2%에 불과하였다. 실태자료는 현장 요구를 정리하면서 교대근무 부서는 평균 1~2명, 비교대근무 부서는 평균 2~3명의 추가 충원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비교대근무자의 경우 평균 인원 13.92명 대비 2.54명, 즉 약 18% 수준의 추가 인력이 필요하다고 제시하였다. 이는 인력 부족이 일부 부서의 예외적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 현실임을 뜻한다. 현행 의료법 제36조 및 같은 법 시행규칙 제38조 제2항은 “의료기관은 다음의 기준에 따라 필요한 인원을 두어야 한다”고 규정하면서, 의료기사는 각 진료과목별로 필요한 수를 둔다고만 명시하고 있다. 간호사의 경우에는 구체적 환산식(예: 종합병원은 연평균 1일 입원환자를 2.5명으로 나눈 수)으로 인력 산정 기준이 있으나, 임상병리사는 환자 수나 업무량에 상응하는 인력 확보를 유도·보장할 제도적 기반이 전무하다. 이처럼 보건의료 인력 정책을 단순히 ‘수요(demand)’나 ‘필요(need)’ 중심으로 수립하는 것은 정책 실패를 초래할 수 있다. 특히 진단검사, 병리검사 분야는 의사 인력과 의료기사의 결합 비율, 허가 병상, 상대가치점수, 검사 건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임상병리사 적정 인력 기준을 책정해야 한다. 특히 임상병리검사는 검사량 증감, 진료과별 수요 편차, 응급검사와 중환자 검사 대응, 당직 및 콜 대기, 장비운영과 품질관리 등 환자수만으로 환산할 수 없는 요소가 많다. 따라서 임상병리사 인력기준은 반드시 검사건수, 검사종류, 상대가치점수, 응급검사 비중, 야간당직 운영 여부, 전문분야별 숙련요구도, 진단검사의학 전문의 및 관련 인력과의 협업구조 를 반영하는 별도 기준으로 규정하여야 한다. 임상병리사의 업무범위를 면허 기반 업무수행으로 확립 임상병리사의 업무범위 문제는 인력기준 문제와 분리될 수 없다. 임상병리사의 법정 업무범위는 기생충학, 미생물학, 병리학, 생화학, 세포병리학, 수혈의학, 혈액학, 혈청학, 요화학, 생리기능검사 분야 등에서의 검사물 채취·검사, 검사용 시약 조제, 검사장비 및 시약의 보관·관리·사용, 혈액의 채혈·제제·조작·보존·공급 등을 포함한다. 이는 임상병리사의 업무가 단순 반복업무나 보조업무가 아니라, 법령상 독립된 전문영역과 책임구조를 갖는 면허 업무임을 뜻한다. 그럼에도 현장에서는 직무경계가 불명확하게 운영되거나, 본연의 검사전문업무 외의 업무가 혼재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야간 및 교대근무 문제 역시 보다 명확히 다뤄져야 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보건직의 월평균 밤근무 횟수는 1.17회로 나타났으나, 밤근무 경험자 중 36.5%는 야간 업무량이 많다고 응답하였다. 이는 임상병리사의 야간노동 부담이 단순한 근무 횟수로 설명될 수 없음을 보여준다. 실제 진단검사 현장에서 야간근무는 적은 인원으로 응급실·중환자실·수술실·분만실·입원병동 등 다수 부서의 검사 요구를 동시에 감당해야 하며, 결과지연이나 오류 발생 시 환자안전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야간·교대근무는 횟수 기준이 아니라 업무밀도, 단독근무 여부, 응급검사 책임도, 콜대기 및 연속근로 여부 를 기준으로 재평가되어야 한다. 야간검사실 운영을 사실상 최소인력으로 버티게 하는 현재의 관행은 의료의 지속가능성에 반하며, 환자안전을 위험에 노출시키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시급한 개선이 필요하다. 자동화·AI 시대, 임상병리사의 업무 구분 이번 보고서에서 유의 깊게 본 부분은 앞으로의 의료구조에서 AI 도입과 업무 구분 문제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보건직의 73.7%는 AI 기술 도입이 업무 효율성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응답하였다. 이는 현장 전문인력이 자동화·AI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효율과 정확성 향상 가능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동시에 35.5%는 AI가 자신의 직무를 대체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았고, 35.7%는 전문성과 판단 영역이 위협받는다고 응답하였다. 또한 AI 도입 과정에서 노동자 의견이 반영되어야 한다는 응답은 86.3%였으며, 발제자료 역시 전체 노동자의 약 85%가 노사 간 충분한 논의와 합의를 요구하고 있다고 정리하였다. 검사 자동화와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이 임상병리사의 일자리를 위협할 것이라는 우려는 반복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절반만 맞는 진단이다. 기술은 단순 반복 업무를 대체하지만, 검사 체계를 이해하고, 검사 결과의 임상적 의미를 해석하며, 전 과정의 품질을 관리하는 전문 인력의 역할까지 대체하지는 못한다. 오히려 디지털 헬스케어 스마트병원 환경에서는 임상병리사의 역할이 재정의되어야 한다. 자동화 장비의 정확도를 검증하고, 데이터의 신뢰성을 확보하며, 검사 결과가 임상 현장에서 올바르게 활용되도록 연결하는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변화에 맞춰 직무 역량의 기준과 교육 내용이 충분히 전환되고 있느냐는 점이다. 2026.07 대외협력정책실장 김기유
2026.07.14